한국 영화
24.10.09
악마를 보았다
★☆☆☆☆


보기 전 인상은 분명 복나것 그리고 살인자의 기억법 이런 인상이었는데
복나것을 다 본 지금으로서의 인상은... 아니 이걸 감히 복나것과 비벼?! 입니다.
숟가락살인마, 그리고 똥맛GPS


(이병헌이라는 배우 자체에 대한 나의 인상은 재쳐두고) 마지막 이병헌의 엔딩씬과 후반부 최민식의 사이코패스 연기는 물론 깊은 인상을 주었지만... 중간중간 배우들의 '연기'로서는 정말 좋은 인상을 받았지만!
그것이 영화로서의 가치와 귀결되는가? 하면 그건 아니란 생각이... 더 다른 각본 더 다른 연출이었음 오히려 더 빛을 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뭐 각본을 쓴 이유부터가 저 '적나라함' 인듯해서... (생략)


저 인터뷰에서의 맥락과 메세지만을 생각한다면 가치 있는 게 맞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런 표현이 맞았을까?' 라는 의문이 끊임 없이 떠오르는 것이다... 모든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만이 저 메세지를 보여주는 정답이었을까? 그건 진짜 너무 모르겠다... 아직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내 안에서의 악마를 보았다가 1점인거겠지...
검열과 선전성, 교육 차원의 문제 그런게 아님. 윤리 문제냐 하면 그건 그럴 수 있겠지만... 좀 더 작품적으로 말이다... 방금 전에 올린 흑백요리사 글처럼 저 전달방식이 '효과적이었는가' 즉 '필요했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은 거다. 맥락만 보면 적나라할수록 이야기하고 싶은 본질에 가까워지는 것이기에 '더 잔인했어야 했다' 라고 이야기 하게 된 이유는 알겠으나... 그... 그래야만 했냐? ㅠ... 진짜 그래야만 했던거야? 진정 그게 아니면 이 '실제로 보면 그렇지 않지?' 라는 메세지를 표현할 수 없었던 거야...??;
난 전달하고자 하는 무언가 (메세지보단 경험에 가까움) 을 전달하기 위해서 쓰이는 거라면 어느 정도의 적나라함도 괜찮아 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건... 아직 포스팅 하지 않은 '잘자, 푼푼'을 보면서 좀 더 그렇게 생각하게 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악마를 보았다'는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감독과 각본의 설득에 충분히 납득하지 못했단 거다. 아마 다시 봐도 이렇겠지 라는 감상.
'잔인해서 불쾌하다' 가 제작 측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경험인 건 알겠는데 글쎄... 생각보다 최민식의 사이코패스로서의 무서움도 결말부 제외하면 크게 와닿지 않았고, 이병헌의 엔딩씬 조차 그랬다. 씬 자체는 복수의 허망함을 잘 이야기하는 게 맞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맥락 상에서는 잘 와닿지 않았다... 나름 집중하고 봤는데도 그랬다. 오히려 복나것이 훨씬 더 와닿음 (;) (별개로 각본에서 박찬욱의 영향을 많이 받은게 느껴졌는데 이부분은 신기)
사실 이것도 생각해보면 이럴만하다는 느낌이다. 결국 전달하고 싶었던 건 저 '실제로 보니까 잔인하지?' 였잖아...
아니 근데 이 영화가 아니어도 2024년의 나는 충분히 알 수 있어...
그래서 더 와닿지 않았던걸까
아니, 아마 2010년에 봤어도...
아니 그래도...
아무튼 이래서 불호의 감정이 계속해서 소용돌이 침...
이렇게까지 싫어하는게 맞는건가? 아니 그치만... 아니 그래도 역시...!!!


올드보이에서의 최민식의 연기를 정말 인상깊게 봤었어서, 그래서 비슷한 감정의 골을 기대했어서 그런지 더 실망한 감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최민식이라는 배우를 이렇게 밖에 활용을 못한다고? 에서 오는 분노가 (;;) 올드보이에서의 최민식의 연기는 맥락까지 포함해 감동이 있었고 그래서 더 좋았던 거기에 더 참을수가 없었다...
뭘 해도 저만큼은 했겠지... 사이코패스 연기라면 이 작품이 아니더라도 끌어올릴 수 있는 배우인데...
그래서 더 배우들의 연기 외 어떤 가치가 있는가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 작품의 각본과 연출만이 가진 가치가 대체 뭔데 쓰니야
광기를 보고 싶었으면 마더를 보고, 복수의 허망함을 보고 싶었다면 복나것을 봤을 것임...
그런 의미에서 악마를 보았다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거지?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건 글 서두에 써뒀던 숟가락 살인마, 그리고 똥맛GPS 밖에 없음
(그 씬은 정말 끔찍하고 더러웠다)
진정 못하고 악플만 미친듯이 쓰고 있네
아무튼 그랬음...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진짜 교훈을 얻어야 하는 (인터뷰에서 말한) 저런 댓글 쓰는 사람들은 영화를 봐도 똑같이 쓸 것 같다는 느낌인데... 그럼 대체 어떤게 변화하는거지 라는 생각도 계속... 오히려 상상력을 더 자극시키고 있지 않나?... 당장 지금만 해도 고어영화에 대한 부심을 갖는 사람들이 트위터에서 싸우고 있는 요즘인데 ... 각본가는 스너프필름에 중독된 미친 인터넷중독자들까진 차마 계산하지 못한 갓반인이었던걸까?... 아님 2010년대는 상황이 좀 달랐나?.;..
장화 홍련과 조용한 가족을 감독한 사람의 작품이란 게 신기할 따름인 작품이었다...
하긴 근데 각본이 다르니 그럴만하긴 해
근데 각본가도 신세계랑 부당거래 각본가라 더 #모르겠음 상태가 됨
저 둘도 언젠가 꼭 보고싶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