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이 카이우/데미즈 포스카 단편집
24.06.21
미루아르
★★☆☆☆
약네랜 작가 콤비의 2번째 단편집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연재 이후 샤넬 협업으로 그린 것이였던 단편집 미루아르. 샤넬의 패션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3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책이에요. 저번 단편집처럼 데뷔 전 어떤 이야기들을 그렸나, 이 작가 콤비의 코어 감성은 어떤건가~가 궁금했었던 거라 살짝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 샀고 펼친 김에 읽어봤습니다.
어디 쪽에 실려서 그런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만화 중간중간에 컬러 연출이 많이 들어가 있어 신기했어요. 샤넬 콜라보 만화니까 콜라보 페이지 같은데 올려둬서 이런 자유로운 작업이 가능했던걸까요?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컬러 요소는 패션, 향수, 렌즈 등등... 당사 제품으로 표현하는 나 자신만의 자유로움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단편 주제들도 대부분 그런 이야기들을 따랐었고요.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라던가, 자신만의 자유로움을 찾고싶다 라던가, 내가 되고 싶은 것 등등)
기업이 기업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여성의 주체성이나 크로스드레싱 같은 이야기들도 나왔었는데... 보면서 이 작가 콤비 정말 일본 소년만화 쪽 치고 굉장히 진보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노력중이구나~ 라고 느꼈던 것 같네요. 물론 일본 특유의 그런 부분들이..ㅋㅋ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으나... 다룬게 어디냐 라는 느낌도.
물론 본격적으로 다루는 작가들은 아니다보니 묘하게 겉핥기 같은 느낌이 나긴 하는 것 같기도...
그런 의미로 아쉬웠던 단편은 3번째 단편이었는데, 맨박스에 지친 남자 주인공이 맨박스를 벗어던지고 치마(자신은 남자니까 원하는데도 멀리했던 것)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자신만의 자유를 되찾는다... 라는 내용이었는데...
내용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와닿질 않아서 '너네가...?' 했던 것 같아요. 묘하게 좀 동떨어진 이야기 같다고 느꼈는데, 뭐 어떻게 표현해야할질 모르겠네...
다른 단편들도 나쁘진 않았는데 막 엄청 만족스러운 것도 아니었네요.
콜라보 단편은 기본적으로 테마와 주제의식이 정해져 있어서 그런가? 작가 본인의 단편집보다는 좀 더 겉핥기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 느꼈던 것 같아요. 특유의 외주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게 아쉬웠던 것 같네요. 당연히 개인작과 일 그림이 다르듯이 개인만화와 외주용 단편만화는 느낌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긴 한데...
샤넬에 그닥 관심이 없는 것도 한몫 했을지도. (;;)
제일 값어치 있는 부분은 사실 단편 자체보단 마지막에 실린 작가진 인터뷰 부분 같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이 부분 자체는 두 작가의 생각의 변화나, 이번 콜라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던듯.
전반적으로 단편들의 내용 자체가 엄청 재밌다기보단 이 콜라보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콜라보로 생각하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전 걍 만화의 순수재미를 원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아쉬웠던 거고... (애초에 구매 목적부터 달랐으니)
일본에서 이런 콜라보와 이런 만화가 나왔단 거 자체는 의미가 깊은 것 같아요.
하지만 굳이 사서 볼 정도로 추천은? 하지 않음... 저는 사놨으니 봤지만...
좋은 시대의 흐름이구나~ 정도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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