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에이샤
24.06.13
고토게 코요하루 단편집
★★★☆☆
걍 한번에 다 볼걸 하는 후회가 들었던 단편집
'단편집 볼 때 1번째 단편만 보고 작가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를 깨닫게 해줌
원래 한 4~5월 쯤에 엔도 타츠야랑 후지모토 타츠키 단편집이랑 같이 사서 읽었던 단편집인데, 1번째 단편에서 좀 정돈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아서 하차했었음. 그러다 다시 본 게 저기 트윗대로 6월 중순...
4개 단편 중 3~4번째는 꽤 재밌었어서 진작볼걸 ㅋㅋ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작가의 1번째 단편은 당연히 서투를 수 밖에 없는데, 고작 1권짜리 보는데 이렇게 오래 걸렸다니... 그냥 후딱후딱 볼걸, 그러면 좀 감상도 달라지고 생각도 달라졌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후지모토 단편집 17-21의 첫번째 단편만 보고 뭐야 이 엉터리 만화는... 하고 덮어두는 느낌.
(그렇겠지 17살 때 그린 첫 단편이라는데...)
작품을 볼 때 너무 섣불리 판단하는 건 좋지 않다고 늘 생각은 하는데
정작 볼 때는 또 그거 밖에 안 보이니까 섣부른 판단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안 좋은 걸 알고 고치고도 싶은데 이게 참 어려음...
아무튼 그래서 단편 얘기로 넘어가자면
단편은 총 4개의 단편이 실려있었는데, 제가 마음에 들었던 단편은 '늑골 씨' 라는 3번째 단편과 '파리 정원의 지그재그'라는 4번째 단편이었어요.
이미지에도 적어뒀지만... 이번 단편집은 작품 제작 년도랑 언제 어느 잡지에 실렸는지도 알려줘서 그게 참 좋았던 것 같아요. ㅎㅎ 와중에 귀칼이 16년도 연재니까... 2~3년 정도 단편 작업하다가 바로 연재된 케이스였네요. ㅁㅊ; 진짜 당시 떠오르는 작가였구나... ;; 귀칼이란 작품 자체를 애니화 된 이후에 접해서 전혀 몰랐어요. ㄷㄷㄷ..
귀칼 연재 준비까지 생각하면 한 2년 단편 작업하다 바로 데뷔 준비한 거 아닌지... 여러모로 대단한 작가네요.
1번째인 '사냥이 과하면 사냥당한다'는 첫 작품 특유의 거친 맛이 있었지만, 앞서 말한대로 가독성이나 흐름이 좀 아쉬웠어서 그런지 뭘 얘기하고 싶은거지... 라는 감상이었어요. 초반에 특히 설명이 부족해서 몰입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이더라고요. 액션에 좀 더 중점을 두기 위해서인지 전투씬도 굉장히 빨리 시작되어서, '얘네.. 어쩌다 싸우고 있더라' 하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
편집자 어드바이스 없이 혼자서 그린 단편이라고 후기에서 그러던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 이 작가가 어떤 걸 그리고 싶어하는지는 느껴졌던 것 같아요. 내용이 온전히 이해가 안 가는 와중에도...(ㅋㅋ) 치열한 전투, 그리고 방심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한 수 같은 장면... 이런 걸 묘사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싶었던?
귀멸의 칼날의 베이스가 된 작품이라고 알고 있는데 귀칼의 전투씬도 생각해보면 이런 느낌이지 않았었나~ 싶어서 신기하더라고요. 좋아하는 걸 쭉 밀고나가니 이런 작품도 나오는구나... 하고 신기했던 것 같아요.
작품을 보면서 인상깊게 봤던 포인트들은 이런 미장셴적으로 느껴지는 센스가 좋았던 것 같아요.
작가 화풍 자체가 독특하다보니 거기서부터 오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이건 작품 내용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긴한데(ㅋㅋ) 서양 뱀파이어가 말하는 말풍선은 다 가로 말풍선으로 해뒀더라고요? 이것도 신기했던 것 같아요. 영어로 말하고 있다(가로 타이핑)을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원문도 번역본처럼 일본어일텐데 어떻게 연출해뒀을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전 세로 말풍선이 그냥 이뻐서. 가오. 로 좋아하는건데(ㅋ) 저런 연출로 가로 말풍선을 마주하니... 일본 쪽은 정말 온리 가독성을 위해 사용하는 거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일본만화가 정발이 되면서 위아래 세로 공간이 잉여 공간이 되었을 뿐이지... 원본으로 보면 정말 한페이지 분량에서 최선을 다해 전하고자 하는 정보량을 꽉꽉 눌러담는구나... 하는 게 느껴져서(ㅋㅋ) 그렇구나~ 하게 된.
뭔가 일본 애니 원화 작업이나 만화, 게임도 그렇고... 현업자가 아닌 입장에선 '뭔진 모르겠지만 멋있어~!' 하고 따라했던 부분이 나중에 알고 보면 정말 '그냥 필요해서 썼을 뿐임'인 경우가 참 많더라고요 (ㅋㅋ. 그렇겠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주할 때마다 참 신기한 것 같아요. 현업은 진짜 효율 추구 100%구나...
2번째 단편인 몬쥬시로 형제
흐름은 취향이 아니어서 아쉬웠지만... 본격적으로 편집자가 붙은 후 작품이라 1번째 작품보다는 읽기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이쪽이 확실히 주역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주역 캐릭터 디자인은 참 좋더라고요. 제 취향이냐 아니냐는 둘째치고 눈에 확 들어오는 느낌이 좋았던듯... 귀칼도 보면 캐릭터 하나하나 디자인을 정말 잘해놨던데, 애초부터 작가가 센스가 좀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ㅋㅋ
내용은 아빠를 잃은 여자아이의 의뢰를 받아 몬쥬시로 형제가 여자아이의 원수를 살해한다는 내용인데요.
애초에 이 작가 단편 자체가 이 단편 아니어도 엄청 복잡한 내용은 없더라고요. 간단하고 명료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별개로 캐릭터들의 매력이 쫌 더~ 있으면 좋겠다는 느낌은 좀 들었던 것 같은... (나쁘진 않은데 묘하게 2% 부족하달까)
앞서 2개의 단편은 어디 하나씩 좀 아쉬운데~ 하는 인상을 받았다면 3번째 단편부터는 본격적으로 '재밌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기 시작했어요.
도입부부터 훨씬 흡입력이 생겼단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전에 비해 훨씬 능숙한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어요. 설명도 간단명료하고, 설정도 복잡하지 않고... 진도도 후딱후딱 나가서 이 세계가 어떤 세계고 어떤 상황인지 바로 파악이 된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앞서 보여줬던 이 작가만의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 실력을 이 단편에서 제대로 보여줬단 점이 정말 좋았어요ㅋㅋ 주인공 캐릭터 디자인도 그렇고, 빌런 캐릭터 디자인도 진짜 이쁘게 잘 뽑아둬서 감탄했던...
자기 그림체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하니까 더 시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여러모로 작화랑 참 잘 어울림 ㄷㄷ...
주인공의 서사도 앞에 두 단편보다 훨씬 이입하기 좋은 서사를 가지고 있어서 좋더라고요. 심플하고 명료하게 캐릭터의 상황을 설명해주는데, 거기서 오는 드라마 자체는 확실하게 읽혀서... 여기 실려있는 단편 중에서는 제일 정이 가는 캐릭터였어요. 챠라~하게 생긴 거에 비해 생각보다 더 진심으로 삶을 살아가고 있음...(ㄷㄷ)
과거와의 연결점도 그리고 거기서 어떻게 나아가고 싶냐고 좋고... 정말 말 그대로 캐릭터의 진심이 와닿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애초에 건성건성 성공하는 캐릭터보단 진심을 다 해 성공해내는 캐릭터를 더 좋아하기도 하고...
마지막 단편인 파리정원의 지그재그...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캐릭터를 만들겠다! 는 게 느껴지는 단편이었어요. 초장부터 할머니가 짐들어달라는데 스스로해 ㅇㅇ 하고 거절하는 캐릭터라니... 신념이 이정도까지 올곧아도 괜찮은거임?(ㅠㅠ)
세계관은 주력을 이용하는 세계관이라서 '약간 주술회전 느낌도 나네~'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 주술회전 연재 시기를 생각하면 이게 먼전가? 단편 작업하던 시기나 이래저래 생각하면... 그래도 준비하는 시기는 엇비슷하지 않았을까 싶긴한데... 애초에 주력 같은 소재가 일본에서 꾸준히 잘 먹히는 소재기도 한 것 같고요
내용은 딱 무난했다는 감상이었는데... 별개로 주인공 캐릭터가 계약으로 이래저래 묶인 상황인데 그걸 본인 입으로밖에 설명을 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사족이 꽤 붙어버린단 점이 아쉽긴 했던 것 같아요. 뭔가 좀 더 상황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음 좋았을텐데... (이누야샤의 앉아 같이)
분량 상 어쩔 수 없는 부분 같아서 그러려니...ㅇㅇ
암튼 다 보니까 나쁘지 않았어요!!
애초에 일단 정발된 만화란 것 부터가 일본 만화 상위 20% 작품들이고...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던 작가 단편이다보니... 기본적으로 다 괜찮다는 느낌.
캐릭터 디자인 구경하는 맛도 있어서 귀칼이나, 귀칼의 캐릭터 디자인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사서 읽어볼 법 한 것 같아요~ 마지막 페이지엔 단편 캐릭터들이랑 귀칼 캐릭터들 크로스드레싱? 한 일러스트도 있다보니...
전... 귀칼 디자인 자체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 단편 보고 호감으로 바뀐 것 같음.
정말 만화에 특화된 캐릭터 디자인을 잘 하시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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