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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종의 기원
ETC/도서

은행나무

24.09.26

 

종의 기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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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책으로 소설 읽은지가 오억년은 돼서 읽는데 거의 두달이나 걸렸던 종의기원 (그렇지만? 재밌었음...)

소설 한 권 읽는데 2달이나 걸리다니 제가 새삼 책을 정말 안 읽는다는 걸 실감합니다... 맨날 초딩처럼 만화책만 헉헉 읽음 (ㅋㅋ하하하) 사실 제가 뭐... 자기개발서를 읽겠어요 에세이를 읽겠어요 봐도 에세이 만화를 봤지 REAL 에세이는 사서도 잘 안 보기도 하고... 소설도 웹소설만 겨우 읽는데 요즘엔 그마저도 안 읽어서... (마지막 웹소가 데못죽 2부였나) 암튼 이래저래 반성하게 되네요... ㄱ- 암튼 이렇게까지 책을 안 읽다보니 도서 탭을 이번에 종의기원으로 처음?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좀 채워졌음 좋겠네요...

 

종의 기원은 작품 자체가 주변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익숙한 소설 중 하나였어요. 정유정 작가 소설을 본 건 아니지만 1년 전 쯤에 교양 수업에서 '내 심장을 쏴라' 영화판을 보고 오게 시킨 적도 있었고... 그 때 영화로 보니까 이 작가가 짜는 스토리는 대략 이런 느낌이구나~ 가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영화판은 각색이 많이 되어 있겠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정유정 작가에 대한 인상은 '오타쿠가 오해할법한 남자들의 감정선을 쓴다.' <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ㅋ) 주변에서 이 소설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때도 보통 '학생 때 도서관에서 접한 비엘' '그걸 비엘로 먹는다고?' 이 두 가지로(ㅋㅋ) 의견이 좀 갈리길래 점점 궁금해지더라고요.

게다가 마침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 박상혁 배우가 종의 기원 뮤지컬판에서 주인공 유진 역을 맡았다길래 더 흥미가 생겼고... 또 마침!! 그런 타이밍에 같이 배우 좋아하는 지인이 종의기원 소설이 있어서 빌려줌. (이 자리를 빌어 개삭에게 또 감사를)

 

그래서 정말 아~무런 정보 없이 소설을 읽기 시작. 뮤지컬 영상도 일부러 소설 다 보면 봐야겠다~ 하고 미뤄뒀던 기억이 있네요 (그러고 두달이 지났지만) 중간에 유투브 영상 보다가 한유진이 사이코패스라는 건 듣긴 했는데 뭐 알고 보든 모르고 모든 미친놈인건 똑같아서...

 

사이코패스에 대한 묘사가 정말 사실적으로 잘 되어 있는데, 한치의 미화도 없다는 점이 캐빡치더라고요. 그만큼 내용을 흡입력 있게 잘 써두기도 했고... 

한유진 캐혐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음 

 

지인 왈: 와 이렇게 모아두고 보니까 진짜 미친놈이긴하네요
해진 파트 가니까 진심 정신없이 캐혐이 돋아나기 시작

아니 물론 이건 오타쿠 팔이 하려고 만든 소설이 아니니까 정말 순수하게 잘 쓰고 재밌고 좋긴한데 그에 대한 빡침을 참을수가 없어요.. 근데 그게 맞음. 원래 주인공 보고 개빡치라고 만든 소설임... 연쇄살인까지 하게 된 사이코패스에 대한 일체의 낭만이나 환상 없이 낱낱이 묘사하고, 결국 치료가 필요한 결여된 인간일 뿐이지 매체에서 나오는 사이코패스마냥 우위에 선 그런 사람이 아니란 걸 보여준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면에선 정말 성공함... 그럼에도 빡침은 참을 수 없어 (를 계속 반복)

 

원래 실제 사건에서도 가해자를 빌런화해서 좋을 게 없다고들 하잖아요. 결국 범죄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제일 좋다고... 그런 사람들에게 '당신은 특별한 사람' 이딴 인식 심어주면 더 기고만장해하고 만족하기 때문에 철저히 무시하는 편히 좋다 뭐 그런 얘길 종종 봤던 것 같은데... 그런저런 인식을 생각했을 때 제일 그런 방향성들에 알맞게 묘사가 되어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한유진은 무섭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고, 여유도 없고,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니까요...  한유진이 자기변론, 자기합리화를 하면 할수록 혐오감이 늘어난단 점마저 그의 행동이 잘못되었고 어떤 변론을 해도 그 행동들을 정당화 할 순 없다고 느끼게 한다는 점도... 정말 고심해서 소재를 다루셨구나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의미로 개짜쳤던 중간중간 나오는 여자들에 대한 피냄새 묘사 (ㅅㅂ...) 생리대 훔치는 묘사 (아오..) 미화가 될법한 순간순간마다 나오는 짜치는 묘사들이 한유진이란 캐릭터를 사랑할래야 사랑할수가 없게 만듦... (아무래도 그게 맞죠)

 

그래, 패죽이자.

그래서 후반부에 나왔던 한유진이 해진에게만 갖는 애틋한 감정선도 "이 양심없는 새키야!!!!!!!!"하고 봤던 것 같네요... 심지어 이거 해석 중에 처음에 해진에게 받은 영화 스탭 후드 입고 범죄 저지른 것부터가 해진에게 덮어씌우기 위해서... 라는 해석도 있더라고요? 진심 정상참작이 될래야 될 수가 없고, 그래서 더 해진에 대한 감정선도 진심 구역질만 나오고... 

그냥 해진이가 너무 불쌍해요... 여기 나오는 사람들 중에 진짜 제일 정상인데 (...) 

 

엄마도 너무 불쌍하고, 친척이란 이유로 진료 맡은 이모도 불쌍하고 걍 한유진 옆에 붙은 모든 사람들이 불쌍함... 

애초에 그런 의도로 쓰여진 소설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겠죠... 하지만 너무 불쌍해 ㅅㅂ 

 

소설이란 게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을 만화보단 좀 더 체계적으로 짜고 가는 성향이 있어서 더...

이 모든 폭풍이 어쩔 수 없음을 알아도...  

안타까운 건 안타깝네요

 

초반 프롤로그만 해도 비엘인가? 비엘인가봐~www 했는데 참... 읽으면 읽을수록 동인뇌 벗겨지고 현실뇌로 돌아옴. 너네 뭐하는거야...? 개인적으로 해진을 향한 유진의 감정은 쓰릴미의 네이슨이 리차드를 향한 감정과도 비슷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나 잘못 이렇게 많이 했지만 용서해줘. 아무튼 난 널 사랑해. <정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상대를 배려하지도 않고 아묻따 함께하자고 한다는 점이 너무 이기적이고...

심지어 한유진은 리차드의 사이코패스 범죄력이랑 네이슨의 이기적인 사랑 둘 다 가지고 있음 이띱때끼뭐죠?

리차드 상대적으로 너무 양반으로 보임... 

해진은 레알 재앙이라 제발 도망치라 하고 싶음 그러나 해진이 너무 착해서... (생략)

 

엔딩도 여러모로 여운이 있었으나 결국 살아가는 유진을 보고 빡침을 참을 수 없22

근데 하긴... 오히려 죽는 엔딩이었으면 의도가 전해지지 않았겠죠. 제가 이 소설을 보고 이렇게까지 빡치는 게 이 소설의 의도겠죠... 사이코패스 살인마들 동경할 생각 하지 말고 (애초에 원래도 안하긴했어) 그 씹새키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 부탁드립니다. 대충 이런 느낌으로 받아들였는데 그게 맞는거겠죠... (아니면 말고..) 

 

맨 처음에 죽였(다고 묘사되었던) 엄마에서 이모, 아빠와 친형, 그리고 해진까지

점점 정당화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진짜 순수악..;; 참작이 안됨. 의 길로 저벅저벅 걸어간다는 점이 참 현실범죄자 같고 역겹네요... 해진을 죽이지 않았다면 유진에게 옹호할 구석이 한톨이라도 남아있었을텐데, 해진을 죽임으로서 옹호할 구석이 한톨도 남지 않은 염병할 사형시켜야할놈이 된다는 점마저 구성적으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치만 해진 불쌍해

 

아무튼 그랬습니다 

 

해진유진해진은 해진에 대한 모욕이자, 혐오이자, 부관참시이자, 폭력이자, 학대이자...

하... ㅅㅂ 진짜 사람이면 그러는거아니다

나름 가학bl인 소우신 먹던 사람인데도 이건 정말 참을 수가 없네요

 

뮤지컬 돌아오면 원작이 재밌어서 한번쯤은 보긴 볼 것 같은데 ...

실제인물이 유진을 연기하면 얼마나 빡칠지 가늠이 안 가네요

애초에 중간에 알몸이모대사건은 어떻게하려고.. (아마 상탈만 하겠죠) 

 

암튼 유진인 좀 맞아야되 (정x 한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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